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을 때, 가장 먼저 거울부터 들여다본 적 있으십니까. 저는 있습니다. 열아홉 살, 버스에서 매일 마주치던 그 아이를 생각하면서 얼굴의 점이 자꾸만 신경 쓰였습니다. 영화 《고백의 역사》를 보다가 불쑥 그 시절이 떠오른 건 단순한 향수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사랑받기 위해 자신을 바꾸려 했던 그 마음, 그리고 끝내 고백하지 못했던 그 선택이 스크린 위에 그대로 있었기 때문입니다.고백의 역사 속 콤플렉스, 그리고 그것을 키우는 시선영화 속 박세리는 곱슬머리를 콤플렉스로 여깁니다. 제가 처음 그 장면을 봤을 때 웃음보다 먼저 나온 것은 "나도 그랬는데"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저는 학창 시절 얼굴에 점이 많았습니다. 지금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인데, 당시에는 거울을 볼 때마다 그 점이 제일 먼..
아이가 "엄마는 나한테 관심 없잖아"라고 말하던 순간, 저는 말문이 막혔습니다. 분명 사랑하고 있었는데, 그 말이 어디서 나온 건지 한동안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영화 《하이파이브》를 보고 난 뒤 그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았습니다. 초능력을 다룬 영화인데, 정작 제 마음에 남은 건 능력이 아니라 '사랑을 어떻게 전달하느냐'는 질문이었습니다.하이파이브에서 초능력보다 낯선 것, 서로의 마음《하이파이브》는 장기이식을 소재로 합니다. 실제 장기이식은 기증자의 장기를 다른 사람에게 이식하는 의료 행위지만, 영화에서는 장기이식을 통해 기증자의 특별한 능력까지 전달된다는 판타지 설정을 사용합니다. 심장을 이식받은 사람은 압도적인 신체 능력을 갖게 되고, 폐를 이식받은 사람은 주변을 날려버릴 만한 폐활량을 얻습니다..
2025년 개봉작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를 보고 나서 며칠째 마음이 편하지 않았습니다. 영화 속 엄마가 딸의 공연 날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는 장면, 마지막 통화에서 둘 다 짜증과 미안함만 남긴 채 전화가 끊겼던 그 장면 때문입니다. 저는 2남 1녀를 키운 엄마인데, 솔직히 그 통화 장면이 남 이야기 같지 않았습니다.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속 기다림이 사랑이다 — 놓아줘야 하는 순간영화 속 설라가 인형에게 해주는 말이 인상 깊었습니다. "지금도 너 스스로 결정할 수 있고 하고 싶은 거 할 수 있어. 춤이 좋으면 할 수 있는 만큼 해봐. 후회 안 될 만큼 노력해 보고 그래도 안 되면 그때 관둬." 해결책이 아니라 방향을 주는 말입니다.저는 아이들에게 이런 말을 얼마나 했을까를 생각해 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