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오랫동안 '나는 세 아이를 똑같이 사랑했다'고 믿었습니다. 2004년 개봉작 《우리 형》을 보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원빈, 신하균, 이보영 주연의 이 영화는 형제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제가 보기엔 아이들이 부모의 사랑을 어떻게 다르게 느끼는지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영화 한 편이 제 육아 20년을 되짚게 만들 줄은 몰랐습니다.우리 형 속 편애라는 오해 — 부모의 의도와 아이의 감정은 왜 엇갈리는가영화 속 어머니는 선천성 기형을 안고 태어난 큰아들 성현을 더 많이 돌봅니다. 여기서 선천성 기형이란, 태아가 태어날 때부터 신체 구조나 기능에 이상을 가지고 태어나는 상태를 말합니다. 어머니의 입장에서는 더 약한 아이를 더 챙기는 것이 당연한 선택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건강하게 태어난 동생 종현의 ..
“아직 어려서 몰라”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으십니까. 저는 10대 시절 그 말이 너무 싫었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들어주지도 않고 결론을 내버리는 어른들이 답답했습니다. 그 기억이 있어서인지, 베테랑 형사 서재혁과 금수저 신입 김중호가 티격태격하며 살인 사건을 파헤치는 《끝장수사》를 보면서 생각보다 많은 것이 머릿속에 걸렸습니다. 단순한 수사 버디물 그 이상이었습니다.끝장수사가 만들어진 배경과 실화 모티브《끝장수사》는 완전한 창작이 아닙니다. 일본의 실제 억울한 사건 네 가지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는 점이 제게는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환결 선고 직전 진범이 자백해 석방된 우아지마 사건, DNA 재감정으로 무고함이 밝혀진 아시카가 사건, 만기 복역 후 출소했는데 나중에 진범이 따로 밝혀진 히미 사건 ..
영화가 끝나고 불을 켜는 순간, 제가 처음 한 행동은 옛 친구에게 문자를 보내려다 멈춘 것이었습니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그런 영화입니다. 퀴어 소재를 다루지만 결국 '있는 그대로의 나를 봐주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40대 부모가 된 지금, 이 영화는 사랑과 우정을 넘어 자녀를 대하는 방식까지 되돌아보게 했습니다.대도시의 사랑법의 원작과 영화, 무엇이 달라졌나솔직히 영화를 보기 전, 원작 소설을 먼저 읽었던 게 오히려 부담이었습니다. 박상영 작가의 소설집 《대도시의 사랑법》은 여러 단편을 묶은 작품으로, 영화는 그중 단편 「재희」를 바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원작 단편에서는 흥수의 시점이 서사의 중심축입니다. 그가 재희라는 존재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그 시선 안에서 이야기가 흘러갑니다.반면 영화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