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왜 이것밖에 못 하냐"는 말을 하고 나서 후회했던 적이 있습니다. 잘되길 바라는 마음이었는데, 돌아보면 그 말이 아이의 가능성을 좁히는 방향으로 작용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993년 작품인 《시스터 액트 2》는 음악과 웃음이 넘치는 영화지만, 세 아이의 엄마인 지금 다시 보면 "누군가의 믿음이 한 사람의 삶을 어떻게 바꾸는가"라는 질문을 정면으로 던지는 영화로 읽힙니다.시스터 액트 2 속 자기 효능감 — 믿어주는 사람 한 명이 만드는 차이영화 속 성 프란시스 고등학교 학생들은 처음부터 문제아 취급을 받습니다. 수업 시간에 마음대로 행동하고,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조차 모르는 아이들입니다. 델로리스가 음악 교사로 부임했을 때, 교실은 그야말로 혼돈 그 자체였습니다.여기서 영화가 ..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영화를 틀고 나서 처음 몇 분 동안 저는 줄거리보다 흙길이 더 눈에 들어왔습니다. 소달구지가 지나가고, 아이들이 고무줄을 넘고, 가마솥에서 빨래 연기가 피어오르는 그 장면들이 제 어린 시절 골목길과 겹쳐 보였기 때문입니다. 영화 《내 마음의 풍금》(1999, 이영제 감독, 전도연·이병헌·이미연 주연)은 첫사랑 이야기이기 전에, 지금은 사라진 어느 시절의 감각을 정밀하게 복원해낸 작품입니다.내 마음의 풍금 속 시대적 배경 — 1960년대 산골 학교가 말해주는 것들영화의 시공간은 1960년대 강원도 산간 마을의 국민학교입니다. 지금은 '초등학교'라고 불리지만, 당시 명칭인 '국민학교'라는 단어 하나에 이미 그 시대의 공기가 담겨 있습니다. 수하 선생이 도시에서 처음 부임해 소..
크리스마스가 되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영화가 있습니다. 1990년 개봉한 《나 홀로 집에》입니다. 어릴 때는 케빈이 도둑을 골탕 먹이는 장면이 그저 신나고 웃겼는데, 아이를 키우고 나서 다시 보니 처음 30분도 안 돼서 걱정부터 됐습니다. 제가 딱 그 상황을 겪어봤기 때문입니다.나 홀로 집에 하면 생각나는 추억 — 비디오 대여점까지 뛰어갔던 그 겨울예전에는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TV에서 《나 홀로 집에》를 틀지 않으면 허전할 정도였습니다. 12월 내내 반복 편성됐고, 혹시라도 방영을 안 하는 해에는 비디오 대여점으로 직접 달려가야 했습니다. 그런데 남들도 다 같은 생각이라 정작 빌리러 가면 이미 없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제 경험상 그게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영화는 시카고의 한 대가족이 파리로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