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위해 선택한 영화가 정작 엄마를 돌아보게 만든 적이 있으신지요. 저는 《주토피아2》를 보고 나오면서 영화 이야기보다 제가 아이에게 했던 말들이 먼저 떠올랐습니다. 닉과 주디가 서로 다름을 인정하며 함께 나아가는 이야기인데, 제 머릿속에서는 자꾸 다른 장면이 재생됐습니다. "친구들은 다 하는데 왜 너는 안 해?" 제가 아이에게 했던 바로 그 말이었습니다.《주토피아 2》가 꺼낸 질문 — 다양성이라는 배경《주토피아 2》는 전작의 세계관을 그대로 이어받습니다. 파충류, 포유류, 조류가 함께 사는 도시 주토피아에서 또 다른 음모가 시작되고, 주디 홉스와 닉 와일드가 다시 한번 손을 맞잡습니다. 이번 이야기의 핵심에는 링슬링 가문이라는 오랜 기득권 세력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들은 파충류 집단을 도시 외곽..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와 말없이 가방을 내려놓던 날이 있었습니다. 반 친구 한 명이 장난의 표적이 됐고, 처음엔 한두 명이 시작했지만 나중엔 주변이 따라 웃으면서 점점 더 많은 아이들이 끼어들었다고 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얼마 뒤, 영화 《군체》를 봤습니다. 화면 속 장면들이 그날 아이의 목소리와 계속 겹쳐 보였습니다.군체에서 집단지성이 공포가 되는 순간영화 《군체》는 좀비가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을 갖게 된다는 설정에서 출발합니다. 여기서 집단지성이란 개별 개체가 각자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한 개체의 학습이 곧 집단 전체의 진화로 이어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처음엔 짐승처럼 기어 다니던 감염자들이 두 발로 걷기 시작하고, 이내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거나 인간의 ..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오드리 헵번 원작보다 나중에 봤습니다. 1995년 리메이크작인 줄도 모르고 그냥 채널을 돌리다 해리슨 포드 얼굴이 나와서 멈췄는데, 다 보고 나서 뒤늦게 원작이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운전사 딸이 파리에서 숙녀로 변해 돌아오는 이야기, 그 뻔한 구도가 왜 이렇게 오래도록 남는지, 직접 두 편을 비교해보며 정리해봤습니다.사브리나 속 배경과 원작 — 1954년의 고전이 1995년에 다시 태어난 이유영화의 배경은 뉴욕주 롱 아일랜드의 골드 코스트 지역에 자리한 대저택입니다. 롤스로이스를 닦는 운전사와 그 딸 사브리나, 그리고 범접할 수 없는 상류층 파티. 주인집 형제 라이너스와 데이비드를 나무 위에서 몰래 내려다보던 소녀가 파리에서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돌아온다는 설정은, 195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