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위해 밥을 차리고, 아이 학교 챙기고, 남편 셔츠 말리다 보면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스칩니다. "나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 걸까?"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를 보고 나서 제가 정확히 그 질문 앞에 서게 됐습니다. 죽음을 앞둔 한 여자의 이야기인데, 이상하게 자꾸 제 얘기처럼 느껴졌습니다.인생은 아름다워 속 첫사랑, 그게 왜 지금도 가슴을 건드리는 걸까영화 속 세연은 폐암 진단을 받고 나서 남편에게 딱 하나를 부탁합니다. 첫사랑을 찾아달라고요. 처음엔 황당한 설정처럼 보였는데, 극 중 세연이 고등학교 시절을 회상하는 장면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30년 전 기억이 올라왔습니다. 비가 오던 날 처음으로 우산을 같이 쓴 누군가, 눈이 마주쳤을 때 심장이 멈추는 것 같던 그 순간 같은 것들이요.이걸 ..
평점 9.14. 영화 《그대 이름은 장미》가 받은 관객 평점입니다. 처음 이 숫자를 봤을 때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보고 나니, 이 영화가 높은 점수를 받는 이유가 단순히 '감동적인 엄마 이야기'여서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보는 내내 불편했고, 보고 나서도 한참 생각이 이어졌습니다.그대 이름은 장미 속 장미는 엄마이기 전에 한 사람이었다는 것영화는 1978년 창신동 미싱 공장에서 일하는 홍장미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낮에는 공장, 밤에는 라이브 카페에서 일하면서도 가수라는 꿈을 포기하지 않는 여성입니다. 그 시절의 장미는 사랑도 하고 싶고, 노래도 하고 싶고, 자신의 이름으로 무언가를 이루고 싶었던 평범한 사람이었습니다.그런데 아이를 낳고 나서 그 모든 것이 달라집니다. 영화 속에서..
지적장애를 가진 막내아들을 둔 엄마로서, 《말아톤》을 처음 봤을 때 솔직히 끝까지 볼 자신이 없었습니다. 화면 속 초원의 모습이 우리 아이와 너무 많이 겹쳐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끝까지 보고 나서 이 영화가 저에게 남긴 건 감동보다 훨씬 무거운 질문이었습니다.말아톤 속 조승우 연기력이 특별한 이유 — 자폐 스펙트럼을 몸으로 이해한 배우영화를 보면서 제가 처음 놀란 건 스토리가 아니라 조승우의 몸이었습니다. 초원이 밥 먹다가 방귀를 뀌고, 엄마한테 혼나도 왜 혼나는지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장면, 달리기 코치 앞에서 얼룩말 이야기를 줄줄 읊는 장면. 그 어느 순간에도 "연기하는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습니다.자폐 스펙트럼 장애(ASD, Autism Spectrum Disorder)란 사회적 의사소통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