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보다가 결국 눈물을 쏟고 말았습니다. 소지섭과 한효주 주연의 이 멜로 영화, 처음엔 그냥 시간이나 때울 생각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손이 멈추고 화면만 보고 있더군요. 죽어있던 사랑에 대한 감정이 되살아난다는 게 이런 느낌인지, 오랜만에 제대로 실감했습니다.영화 오직 그대만 속 주인공들의 첫 만남 — 훔쳐보는 눈빛 하나로 다 설명됩니다혹시 첫눈에 반한다는 게 진짜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솔직히 오랫동안 그걸 낭만적 과장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고 나서는 조금 생각이 달라졌습니다.주인공 철민은 고아 출신으로, 거친 세상 속에서 홀로 버텨온 인물입니다. 가족의 따뜻한 손길을 거의 받아본 적 없는 남자가, 어느 날 시각장애를 가진 여인 정화를 마주하게 됩니다. 그것도 할아버지와 드라마를..
키스 한 번 없는 멜로 영화가 25년 넘게 레전드로 남을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이 영화를 소설로 먼저 읽었습니다. 하도 크게 웃어서 도서관에서 눈총을 받을 정도였는데, 그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진다는 소식에 설렜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2001년 개봉한 엽기적인 그녀는 단순한 로맨스 코미디가 아니었습니다. 그 시절을 통과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슴 한 켠에 묻어둔 영화입니다.영화 엽기적인 그녀로 추억 소환 — 신촌에서 부평역까지, 그 시절 거리가 살아있었다일반적으로 로맨스 영화는 세트장이나 관광지 같은 비현실적인 공간에서 펼쳐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엽기적인 그녀는 달랐습니다. 신촌 골목, 부평역 앞 거리, 동네 옥수당 분식집 같은 공간들이 스크린 안에 그대로 담겨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는데도 마음을 제대로 전하지 못했던 적이 있다면,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는 꽤 불편하게 찔리는 작품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스무 살의 제 모습이 자꾸 겹쳐 보여서 끝까지 마음이 편하질 않았습니다. 흔한 멜로 영화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 영화는 사랑 이야기보다 '표현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에 더 가깝습니다.남자가 사랑할 때 속 서툰 사랑 — 표현 못 한 마음은 결국 아무도 모른다일수를 관리하는 거칠고 무뚝뚝한 남자 태일은 채무자의 딸 호정을 만나면서 처음으로 사랑을 배워갑니다. 문제는 그가 사랑의 감정(愛情)은 갖고 있었지만, 그것을 전달하는 언어를 전혀 몰랐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애정이란 단순히 감정이 있다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느낄 수 있는 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