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1위. 한국 영화 시장에서 초능력이라는 소재가 얼마나 드문지 생각하면 꽤 놀라운 성적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뒤늦게 봤는데, 다 보고 나서 한동안 멍하게 앉아 있었습니다. 화면 속 능력자 이야기가 어느 순간 제 이야기처럼 느껴졌거든요.한국 영화에서 초능력 소재가 유독 어려운 이유영화 《초능력자》는 눈으로 사람의 행동을 조종하는 능력을 가진 인물과,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 능력이 통하지 않는 평범한 남자 규남의 이야기입니다. 설정만 들으면 할리우드 슈퍼히어로물 같지만, 분위기는 전혀 다릅니다. 축축하고 현실적인 질감 위에 초자연적 요소를 얹어놓은 느낌이랄까요.한국 영화에서 초능력, 즉 사람의 인지나 의지를 초월한 능력을 정면으로 다루는 작품은 지금도 많지 않습니다. 장르적으로는 심리 ..
1997년 개봉한 《넘버 3》는 한국 조폭 코미디 장르의 분기점이 된 작품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뜻밖에도 초등학교 3학년 때 아버지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밤 12시까지 책상 앞에 앉혀놓으시던 그분이요.넘버 3 영화 속 조직의 3인자, 그리고 어릴 때 아버지가 생각난 이유영화의 주인공 태주는 조직폭력배 세계에서 넘버 3 자리에 있습니다. 넘버 1도, 2도 아닌 딱 세 번째. 그런데 영화를 보다 보면 이 '세 번째'라는 위치가 단순히 깡패 서열을 말하는 게 아니라는 걸 느끼게 됩니다. 저는 그 감각이 꽤 익숙했습니다.제가 직접 겪어봤는데, 어릴 때부터 공부 잘하는 아이가 아니었습니다. 아버지는 "공부를 잘해야 무시당하지 않는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셨습니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아버지는 집안 형편 ..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볼 때 단순한 액션 활극이라고 생각했습니다. 748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라는 사실은 알았지만, 설마 이렇게 오래 마음에 남을 줄은 몰랐습니다. 세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다시 본 《최종병기 활》은, 활 솜씨나 전투 장면보다 훨씬 묵직한 질문을 제게 던졌습니다.최종병기 활 속 가족애 — 남이가 활을 든 진짜 이유영화의 배경은 1636년 병자호란(丙子胡亂)입니다. 병자호란이란 청나라가 조선을 침략한 전쟁으로, 인조가 남한산성으로 피신했다가 결국 삼전도에서 항복한 역사적 사건을 말합니다. 영화는 이 비극적인 역사를 배경으로, 청나라 군대에 끌려간 동생 자인을 구하기 위해 홀로 적진에 뛰어드는 오라비 남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제가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나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