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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1위. 한국 영화에서 초능력이라는 소재가 얼마나 드문지 생각하면 꽤 인상적인 출발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뒤늦게 봤는데, 다 보고 나서 한동안 멍하게 앉아 있었습니다. 화면 속 능력자 이야기가 어느 순간 제 이야기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영화 초능력자 리뷰, 한국 영화에서 보기 드문 초능력 심리 스릴러
영화 《초능력자》는 눈으로 사람의 행동을 조종하는 능력을 가진 인물과,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 능력이 통하지 않는 평범한 남자 규남의 이야기입니다. 설정만 들으면 할리우드 슈퍼히어로물 같지만, 분위기는 전혀 다릅니다. 축축하고 현실적인 질감 위에 초자연적 요소를 얹어놓은 느낌에 가깝습니다.
한국 영화에서 초능력, 즉 사람의 인지나 의지를 초월한 능력을 정면으로 다루는 작품은 지금도 많지 않습니다. 장르적으로는 심리 스릴러(psychological thriller)에 가깝다고 볼 수 있는데, 여기서 심리 스릴러란 인물의 내면 갈등과 심리적 공포를 중심축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장르를 의미합니다. 《초능력자》는 이 심리 스릴러 문법 위에 초능력이라는 판타지 설정을 얹어서, 익숙한 듯 낯선 영화를 만들어냈습니다.
저는 SF적 요소가 들어간 영화를 꽤 좋아하는 편인데, 솔직히 이 영화는 예상 밖이었습니다. 화려한 볼거리보다 인물의 상처와 고립감이 훨씬 강하게 남았기 때문입니다. 초능력 그 자체보다, 그 능력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외로운지가 더 오래 머릿속에 맴돌았습니다.
- 제가 느끼기에 한국 상업 영화에서 초능력 소재는 관객에게 낯설어 쉽지 않은 도전입니다
- 《초능력자》는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1위로 출발하며 관객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 심리 스릴러와 판타지 사이 어딘가에 위치해 있어, 보는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규남에게만 초능력이 통하지 않는 이유, 평범함이 가진 저항성
영화에서 규남은 폐차장에서 일하다 전당포로 직장을 옮기는, 어디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사람입니다. 눈에 띄는 특기도, 대단한 배경도 없습니다. 그런데 초능력이 그에게 통하지 않습니다. 영화는 그 이유를 직접적으로 설명하지 않지만, 같은 현상이 아기에게도 나타나면서 하나의 암시를 남깁니다.
이 설정을 처음 봤을 때 저는 단순한 극적 장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다 보고 나서 다시 생각해 보니, 이것은 캐릭터 디자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저항성(resistance)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여기서 저항성이란 외부의 강압적 힘이나 심리적 조작에 흔들리지 않는 내적 일관성을 뜻합니다. 규남은 특별해서 버티는 것이 아니라, 흔들릴 이유가 없어서 버티는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제가 이 장면들을 보면서 떠올린 것은 육아 현장이었습니다. 세 아이를 키우다 보면 정말 다양한 종류의 피로가 쌓입니다. 그 피로 속에서도 아침에 다시 일어나 밥을 차리고, 아이의 이름을 부르는 일. 그것이 대단한 일이 아닌 것 같아도 매일 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규남이 초인을 끝까지 쫓아가는 끈질긴 의지를 보면서, 저는 그 에너지가 어디서 오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습니다.
초능력자 해석, 순수함만으로는 부족한 현실의 이야기
영화에서 아기에게 초능력이 통하지 않는 장면은 꽤 짧게 지나갑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그 장면이 가장 오래 남았습니다. 초능력자가 아무리 눈으로 조종하려 해도 아기는 그저 자기 페이스대로 있습니다. 악의(malice)와 무관한 존재 앞에서 악의에 기반한 힘이 무력해지는 장면이었습니다. 여기서 악의란 타인을 지배하거나 착취하려는 의도를 뜻합니다.
이 장면에 공감하면서도 저는 한 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현실에서는 순수하거나 착한 사람이 오히려 더 쉽게 이용당하는 경우도 분명히 있기 때문입니다. 제 경험으로는 순수함 하나만으로는 방어막이 되기 어렵습니다. 착한 마음을 유지하면서도 잘못된 상황에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그 둘이 함께 있어야 실제 삶에서 작동한다는 것을 오랜 시간을 지나오면서 배웠습니다.
규남이 결국 초인을 제압할 수 있었던 것도 단순히 착해서가 아닙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맞섰기 때문입니다. 감정 조절력(emotional regulation)과 지속적 행동 의지가 결합될 때 비로소 순수함이 실질적인 힘이 됩니다. 감정 조절력이란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상황을 판단하며 행동을 유지하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영화는 이 두 가지를 규남이라는 캐릭터 안에 자연스럽게 녹여 넣었습니다.
세 아이 엄마가 본 초능력자, 회복탄력성이라는 진짜 힘
영화를 보고 나서 저는 한동안 "나에게는 어떤 힘이 있을까"를 생각했습니다. 사람을 조종하는 능력은 물론 없고, 기적적으로 회복하는 신체 능력도 없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돌아보니, 세 아이를 키우면서 쌓아온 시간들이 하나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아이가 밤새 아파서 뜬눈으로 지새운 날, 남편과 서로 지쳐서 말이 없어진 저녁, 내가 무언가를 잘 해내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어서 막막했던 오후들. 그런 날들을 지나면서도 다음 날 아침을 다시 시작했다는 것, 그것이 제 나름의 힘이었겠다는 생각이 뒤늦게 들었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회복탄력성(resilience)이라고 부릅니다. 회복탄력성이란 역경이나 스트레스 상황에서 무너지지 않고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오는 심리적 능력을 뜻합니다. 출처: 미국심리학회(APA)에 따르면 회복탄력성은 타고난 자질만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배우고 키워 갈 수 있는 능력입니다. 규남이 보여준 것이 바로 이 회복탄력성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여기에 하나 더 떠오른 단어가 자기 효능감(self-efficacy)입니다. 자기 효능감이란 자신이 어떤 일을 해낼 수 있다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의미합니다. 제 경우를 돌아보면, 매일 아이를 챙기고, 밥을 짓고, 다음 날을 준비하는 작은 일들을 해낼 때마다 "그래도 오늘도 해냈다"는 마음이 조금씩 쌓였습니다. 거창한 성공이 아니라 이런 반복이 저를 버티게 해 준 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초능력자 자주 묻는 질문
Q. 영화 《초능력자》는 어떤 장르입니까?
A. 심리 스릴러와 판타지 사이 어딘가에 위치한 영화입니다. 화려한 액션보다는 두 인물의 추격과 심리적 긴장감이 중심이며, 한국 영화 특유의 현실적인 질감 위에 초능력이라는 설정을 얹은 방식이 독특합니다. SF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충분히 몰입할 수 있습니다.
Q. 규남에게는 왜 초능력이 통하지 않습니까?
A. 영화는 그 이유를 직접 설명하지 않습니다. 아기에게도 초능력이 통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순수하거나 욕심 없는 마음을 가진 사람에게는 조종 능력이 발휘되지 않는다는 해석이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명확한 답을 주지 않고 관객이 해석하게 두는 방식이 이 영화의 특징 중 하나입니다.
Q. 초능력자는 흥행에 성공한 영화입니까?
A. 개봉 첫 주에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초반 주목도는 높았습니다. 다만 초능력이라는 소재가 한국 관객에게 아직 익숙하지 않았던 만큼, 장르를 좋아하는 관객과 그렇지 않은 관객 사이에 반응이 갈렸던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Q. 이 영화, 가족과 함께 봐도 괜찮습니까?
A. 초반부에 가정 폭력 장면과 다소 무거운 정서가 등장하기 때문에 어린 자녀와 함께 보기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성인 위주의 가족 관람이나 개인 감상을 권합니다. 저는 아이들을 재운 뒤 혼자 봤는데, 그 덕분에 오히려 더 집중해서 볼 수 있었습니다.
초능력자 감상 후기 결론, 진짜 강한 사람은 누구인가
《초능력자》는 초능력을 가진 사람이 사실은 가장 취약한 인물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모든 사람을 조종할 수 있지만 아무와도 진심으로 관계 맺지 못하는 초인과, 아무 능력도 없지만 포기하지 않는 규남을 나란히 놓고 나서, 영화는 조용히 묻습니다. 진짜 강한 사람이 누구냐고.
저는 이 영화를 보고 나서 특별한 능력이 없는 저 자신을 조금 다르게 보게 되었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누군가를 챙기고, 지쳐도 다시 하루를 시작하는 것. 그것이 대단하지 않아 보여도, 사실은 꽤 큰 힘이 필요한 일입니다. 이 글을 읽고 영화가 보고 싶어 졌다면, 한 번쯤 시간 내서 보시기를 권합니다. 생각보다 오래 마음에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