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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가들은 혹평했고 관객들은 열광했습니다. 마인크래프트 무비 이야기입니다. 솔직히 저도 처음엔 "블록 게임을 영화로? 뭘 만들겠다는 거지"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막내 손에 끌려 영화관에 들어갔다가, 생각보다 꽤 멀쩡한 영화를 보고 나왔습니다. 예고편 세 편을 정주행하면서 제가 직접 찾아낸 포인트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예고편 세 편, 기대치가 달라진 순간
일반적으로 영화 예고편은 볼수록 기대가 줄어든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처음엔 신선하다가, 두 번째에서 "어, 이게 전부야?"가 되고, 세 번째엔 이미 스포를 너무 많이 봤다는 느낌이 드는 경우가 많죠. 그런데 마인크래프트 무비는 제가 경험상 조금 달랐습니다. 1차 예고편을 봤을 때는 솔직히 반신반의였는데, 2차·3차로 갈수록 오히려 기대가 쌓였습니다.
1차 예고편에서는 오버월드(Overworld), 즉 마인크래프트의 메인 지상 세계에 처음 들어서는 장면이 눈에 띄었습니다. 네더 포탈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포탈을 통해 현실에서 마인크래프트 세계로 넘어가는 설정인데, 게임 본편과는 다른 오리지널 구성임을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잭 블랙이 스티브 역으로 등장한다는 게 공개됐을 때, 제 주변 반응이 딱 두 갈래로 갈렸습니다. "왜 잭 블랙이야"와 "잭 블랙이라서 오히려 맞다"로요.
2차 예고편에서는 드디어 주민(Villager)이 실사화되어 등장했습니다. 여기서 주민이란 마인크래프트 게임 속 NPC로, 이마가 넓고 코가 크며 팔이 없는 독특한 외형으로 유명한 캐릭터입니다. 실사로 어떻게 구현될지 많은 팬들이 걱정했는데, 제 생각엔 "나쁘지 않았다"가 가장 정직한 평가였습니다. C418의 마인크래프트 근본 OST가 흘러나오는 순간에는 솔직히 조금 울컥하기까지 했습니다. 동심이 갑자기 소환되는 그 느낌이랄까요.
3차 예고편에서는 판다 번식 장면부터 시작해 겉날개(Elytra), 철골렘(Iron Golem) 소환, 피글린(Piglin) 대군의 오버월드 침공까지 꽤 많은 정보가 공개됐습니다. 여기서 겉날개란 마인크래프트의 엔드(End) 차원에서만 얻을 수 있는 비행 장비로, 이게 등장한다는 건 엔드 스토리라인이 이번 영화에 어느 정도 연결될 수 있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물론 확정은 아닙니다.
- 1차 예고편: 오버월드 입장 장면, 잭 블랙 스티브 역 공개
- 2차 예고편: 주민 실사화 첫 공개, C418 OST 삽입으로 팬 감성 자극
- 3차 예고편: 겉날개·철골렘 소환·피글린 침공 등 전투 스케일 확대
주민과 스티브, 10년 만에 스크린에 서다
마인크래프트 영화 이야기는 2014년부터 나왔습니다. 그러니까 기획부터 개봉까지 약 10년이 걸린 셈입니다. 제가 큰 아이와 마인크래프트를 처음 알게 된 게 딱 그 무렵이었는데, 그때는 "언젠가 영화가 나오겠지"라는 말을 농담처럼 들었습니다. 그 농담이 진짜가 된 겁니다(출처: Minecraft 공식 사이트).
스티브 캐릭터 설정이 흥미롭습니다. 영화 속 스티브는 어린 시절부터 광산에 이끌렸던 인물로, 이상한 큐브를 발견하면서 마인크래프트 세계로 넘어오게 됩니다. 그 큐브에 새겨진 글자는 인챈트 언어(Enchanting Language)로 적혀 있는데, 인챈트 언어란 마인크래프트 게임 내 마법 부여 테이블에서 쓰이는 암호 문자로 실제로 해독이 가능한 언어 체계입니다. 게임을 좀 해본 팬이라면 저 큐브에 뭐라고 쓰여 있는지 직접 해독해 보는 재미가 있을 겁니다.
주민 실사화는 솔직히 제가 가장 걱정했던 부분이었습니다. 게임 속 주민 특유의 코와 이마, 팔이 없는 몸통을 그대로 구현하면 너무 기괴할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막상 보니 생각보다 자연스럽게 소화했습니다. 아기 주민이 뛰어다니는 장면이나 직업별로 다른 주민들이 마을에 모여 있는 장면은 게임을 해본 사람이라면 피식 웃음이 나오게 만드는 고증 포인트였습니다. 물론 영화관에서 그 웃음을 먼저 터뜨린 건 제 옆에 앉은 막내였습니다만.
피글린(Piglin)은 예고편에서 메인 빌런으로 등장합니다. 피글린이란 마인크래프트 네더(Nether) 차원에 사는 돼지 형태의 적대적 몹으로, 금에 집착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번 영화에서는 피글린이 오버월드를 침공하는 구조로, 마인크래프트의 프리퀄 게임인 마인크래프트 레전드(Minecraft Legends)의 스토리라인과 맥락이 이어지는 듯한 설정입니다. 여기에 피글린 주술사, 언브레이커블로 추정되는 보스급 몹까지 등장하니 팬 입장에서는 볼거리가 꽤 됩니다.
취향엔 안 맞았지만, 영화는 제 역할을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비디오게임 원작 영화는 팬들을 만족시키기 어렵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게임 원작 영화의 평균 로튼 토마토 점수가 현저히 낮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기도 하죠(출처: Rotten Tomatoes). 그런데 제 경험상 마인크래프트 무비는 조금 다른 결로 이야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평론가들은 싫어하고 관객들은 좋아하는 영화, 바로 그 공식을 이 영화가 정확히 따랐습니다.
영화관에 아이들이 참 많았습니다. 그 아이들이 무척 즐거워하는 걸 보면서, 저는 어느 순간 "내 취향에 안 맞는 것"과 "영화 자체가 나쁜 것"은 다르다는 걸 다시 확인했습니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췄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OST로 스키드로우(Skid Row)의 'I Remember You'가 흘러나오는 장면이 있는데, 이 선곡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볼 만한 이유가 됐습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과 주민 사이의 언어 장벽을 뛰어넘는 부분은 솔직히 제가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입니다. 게임에서 주민은 "흠흠" 소리만 내는 존재인데, 그 소통 불가 캐릭터와 감정적 교류가 생기는 연출이라니. 이건 하드코어 스토리였다면 절대 안 나왔을 온도입니다. 가족 영화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선택이라고 봅니다.
현재는 성인이 된 큰 아이에겐 유쾌한 추억으로, 막내에겐 현재 진행형 즐거움으로, 저에겐 조금은 피곤하지만 나쁘지 않은 경험으로 남은 영화입니다. 막내는 영화를 보고 나서 다시 마인크래프트 게임에 빠져들었고, 지금도 틈만 나면 "마크 같이 하자"고 조릅니다. 이게 영화의 진짜 성공 아닐까요.
자주 묻는 질문
Q. 마인크래프트 무비, 아이 없이 어른 혼자 봐도 재미있나요?
A. 마인크래프트 게임을 어느 정도 해본 경험이 있다면 소소한 고증 포인트들을 찾는 재미로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반대로 게임을 전혀 모른다면 평범한 가족 어드벤처 영화 수준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저는 게임을 조금 알아서인지, 예상보다는 볼 게 많았습니다.
Q. 영화에서 엔더드래곤이나 엔드 차원이 나오나요?
A. 예고편 기준으로는 겉날개(Elytra)가 등장하는 장면이 있어 엔드 연관성이 시사되기는 합니다. 다만 엔드 차원 자체가 주요 배경으로 등장하는지는 예고편만으로는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러닝타임 상 네더 전쟁 스토리만으로도 빠듯할 수 있어, 엔드는 후속작 복선 정도로 처리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Q. 잭 블랙이 스티브 역할로 어울리나요?
A. 처음에는 어색할 것 같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막상 보면 잭 블랙 특유의 유쾌하고 과장된 에너지가 스티브 캐릭터와 생각보다 잘 맞는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저도 직접 보고 나서 "이 역할은 잭 블랙이 맞다"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Q. 마인크래프트 레전드나 던전스를 미리 알고 가야 하나요?
A. 알면 디테일이 더 보이겠지만, 몰라도 관람에 지장은 없습니다. 영화 자체가 마인크래프트 레전드, 던전스, 본편 게임 요소들을 섞은 오리지널 스토리로 구성된 것으로 보여서, 게임 내 공식 타임라인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않는 편이 편하게 볼 수 있는 방법입니다.
결론
마인크래프트 무비를 보기 전 예고편을 세 편 정주행 한 결과, 기대치는 올라갔고 실제 관람 후 그 기대치는 대략 맞아떨어졌습니다. 단, "이건 명작이다"가 아니라 "이건 이 영화가 해야 할 일을 했다"는 의미에서 입니다. 오버월드, 네더, 철골렘, 피글린, 인챈트 언어까지 게임의 핵심 요소들을 스크린에 성실하게 옮겼고, 그 안에서 아이들이 웃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그것만으로도 이 영화의 존재 이유가 충분하다고 봅니다.
마인크래프트를 직접 해본 분이라면 영화 속 구석구석에서 아이템과 메커니즘을 찾는 재미가 있습니다. 아직 안 보셨다면 예고편부터 한 번 정주행해 보시고, 함께 볼 아이나 마크 친구가 있다면 데리고 가시는 걸 추천드립니다.